

허리 조금 덜 오는 검은 곱슬머리가 바닷바람에 푸석하게 거칠어져 있다. 숱이 많은 머리는 항상 흰 천으로 높이 올려 묶어 날개뼈 부근에서 흐트러져 있다.
탄탄한 체형이나 햇볕에 적당히 그을린 피부는 흔히들 뱃사람이나 용병을 떠올리게 할 것 같다. 옷 역시 항구에서 선원들이 입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 깊이 파인 아일렛 셔츠에 바지, 천 허리띠인데, 묘하게 옷감이며 재봉이 신경쓴 듯 고급스러웠다.
얼핏 둔해 보일 정도로 큰 체격인데 반해 선이 굵고 또렷한 인상은 의외로 또 제법 귀공자 상이었다. 청록빛에 가까운 녹색 눈을 장난기로 반짝이고 있었다.
왼쪽 귀에는 상아와 진주로 장식한 파란 깃털 귀걸이를 끼고 있고, 같은 쪽 손목에 금으로 된 팔찌를 하나 찼다. 양손 엄지 손가락에는 두껍고 투박한 은 반지를 각각 착용하고 있다.
허리띠 오른쪽엔 드림캐처를 매달고 있으며, 기사단의 브로치는 그 위를 고정하듯 끼웠다. 왼손의 손등부터 손가락 네 개의 한 마디씩을 붕대로 칭칭 감고 있다. 붕대는 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새것으로 보인다.(하단 기타사항에 의상 설명 첨부)


성별 : 남
키/몸무게 : 203㎝/101㎏
나이 : 32
국적 : 나이브라
9
1
운

에스트레야
폴라리아너스
Estrella Polarionous


마도구는 양손 엄지에 낀 한쌍의 반지.
체력이나 신체능력은 발군이나 전투를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무기를 잘 다루지 못한다. 결국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둔기로, 근거리에서 마나를 씌운 무기를 휘둘러 목표를 맞추면 타격지점에서 마나가 폭발하여 피해를 입힌다.
주로 쓰는 무기는 약 40㎝의 곤봉이지만, 어차피 훈련기간 급히 맞춘 것이라 손에 잘 익지도 않았고, 주점에서 막싸움을 하던 버릇이 남아 경황이 없을 때는 집히는 것은 뭐든 휘두르기도 한다. 센스는 나쁘지 않아 무기를 잃어버렸다 싶으면 바닥에서 돌을 주워 마나를 씌워 던질 정도의 얄팍한 임기응변 정도는 있다.
그러나 역시 마나를 잘 다루지 못하는 터라 줄 수 있는 피해량이 미미하고 제멋대로이다.
훈련 시 맞춤 제작한 곤봉>>>막대기 등의 둔기류>>>급조한 블랙잭>돌(돌팔매)와 같이 익숙하고 무기가 손에 가까이 붙을수록 그나마 마나를 씌우는 것이 용이하다.



-나이브라의 수도, 항구도시 플리데 출신. 백작가의 맏아들이나, 후계 자리는 남동생에게 내어주고 줄곧 한량처럼 지내왔다. 폴라리아너스 백작가의 망나니.
-폴라리아너스 백작가 산하 상단의 무역 관리를 도맡았던 어머니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자주 타국에 출입했다. 타국의 문화에 익숙하다.
-종종 자신을 '바다의 사랑을 받는 이'라고 말하곤 한다. 자신이 바다를 좋아하는 탓이기도 한 듯하다. 이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머니는 굳이 먼 길을 돌아서라도 종종 해상 무역을 나가곤 했는데 그럴 때는 매번 따라 배에 올랐다. 상단의 총책임이 여동생에게 넘어간 지금도 여전히 무역선에 타길 좋아했다. 간혹 아는 선원들을 모아 가까운 바다로 나갈 배에 승선하기도 했다.
-실력이 있는 선원은 아니지만 배를 모는 것에 아주 소질이 없진 않다. 승선할 때면 돛을 올리거나 닻을 내리는 등의 로프를 손수 잡을 때도 많았다. 손에 잔뜩 박인 굳은살은 그 탓인 듯 하다.
-폴라리아너스 저택의 사용인들에게는 공식이 하나 있었다. 그가 있을 자리에 없으면 항구에 가라. 그는 빈번히 항구의 주점에서 발견되곤 했다.
-밤에는 자주 하늘을 바라봤다. 항해 시의 습관이 붙었기 때문이다. 별자리에 박식하고 기후와 바람을 읽는 것에 탁월하다.
-눈이 남들에 비해 배는 좋았다.
-화려하게 장신구를 주렁주렁 다는 것을 좋아했다. 이번 여정에는 전투에 방해가 될 것을 생각해 많이 하고 오지 않았다. 외투의 주머니 등, 소지품 어디선가 귀금속들이 몇 개 짤랑거리고 있을 것이다.
-어울리지 않게 경직된 존댓말을 쓴다. 듣는 이를 지칭할 때는 ‘그대’. 대부분 하오체의 예사높임을 사용하고, 드래곤에게는 하십시오체와 하오체를 섞어 쓴다. 발루스 5기사단원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예를 갖추지만 평민에게는 가끔 자연스럽게 하게체를 쓰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귀족들보다도 거친 뱃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낸 탓에 사실 본래 말투는 그리 고상하지 않다. 항상 평온한 편이라 쉽게 볼 순 없지만, 흥분하면 비속어 섞인 반말로 고함이 튀어나온다.
-어렸을 때 신전에서 마나량을 측정했을 때도 마나량 자체는 차고 넘치게 많았지만, 마도사로서의 재능은 전혀 없었다. 현재 마도구의 도움을 받아 마나 발현에 성공하고 일주일 간의 훈련을 거쳤는데도 여전히 운용은 능숙하지 못하다. 신체능력과 체격이 무색하게 전투에 제대로 도움이 된다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훈련을 거쳐 전투를 할 마나 운용 방식을 조금 익혔을 뿐, 일반 마법은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의상 및 외관 추가 설명





“아르비드, 그대!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폴라리아너스 백작가의 상단이 교역로를 넓힐 겸 아이벤데를 방문할 때 심심풀이 겸 따라간 경험이 있다. 홀로 주점을 찾았던 에스트레야가 제 말에 질색하는 아르비드를 불러 자신이 혹시 실수를 했는지 물어보는 것으로 면식을 텄다. 고풍스러운 경어가 뱃사람들에게도 허다하게 간지럽단 소리를 들어 말투가 소름끼친다는 말은 금방 알아들었다. 말을 편하게 하겠다며 이후 아르비드에게 아이벤데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뜻밖에 기사단에서 마주치게 돼 놀라워하고 있다.
하게체, 해라체와 해 체가 뒤죽박죽 섞인 반말. ‘너’나 ‘자네’라고 부르기도 한다. 애매하게 자주 꼬이는 말은 딱히 어색해서가 아니고, 그로서는 아르비드를 편하게 대하고 있다.
“이게 있다면, 그대 잠드는 곁에 내가 있을 때 좋은 꿈을 꾸게 되지 않겠소!”
에스트레야에게는 원래 달고 다니던 드림캐처가 있었으나, 마나를 다루는 연습을 하던 중 워낙에 미숙한 터라 엉뚱하게 드림캐처를 터뜨렸다. 그것을 못 쓰게 되어 수공예품을 만드는 데 능숙한 글레이시아에게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달고 싶은 것을 더 다는 등 원래의 드림캐처보다도 주렁주렁 달려 완성된 것이 현재의 것.
마나 수정을 붙여 냉기를 뿜는 미니 에어컨의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예전 드림캐처를 터뜨렸던 기억이 남아 사용할 때는 조심조심하는 편.
“그대가 원한다면, 날씨야 어떻든 좋지 않겠나.”
서서 누군가를 올려다봐야 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그게 드래곤이란 것에는 안중도 없이, 에스트레야는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하고 스스럼없이 감탄하며 말을 걸었다. 서로 허물없이 대하는 터라 금세 친해져 말을 놓았다. 에스트레야의 호감은 상대를 가리지 않아, 리저스트가 산책을 나가겠냐고 하면 우박이 쏟아지더라도 그러마 할 것이다.
말을 놓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 편하게 하게체를 사용한다.
“어떻소? 오늘도 또, 한잔 하시겠습니까?”
술을 좋아하는 아룬드라크와 함께 일주일 내내 주점을 들락거렸다. 짧은 시간에 소소하게 술 내기를 하기도 하는 등 금세 술친구로서는 꽤나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 돈 걱정이 없는 거상 귀족 집안답게, 화폐 개념을 모르는 아룬드라크 대신 주점에서 결제를 도맡아 한다. 매번 공짜로 얻어먹을 순 없다며 아룬드라크가 잡아온 동물 시체를 손질해서 둘이 둘러 앉아 구워먹기도 한다.
“이렇게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이지 않소! 혹 내가 잘못을 했다면 알려주시오.”
13살, 어머니의 상행을 따라나섰던 에스트레야는 게르타 구역의 도적단을 만났다. 마차 안에서 멀뚱히 숨어있던 그가 짐을 털러 들어온 베드로를 보고 했던 행동은 고작해야 안녕하십니까, 하고 꾸벅 고개를 숙이는 것이 다였다. 그 후 수배지를 보고서 베드로에 대해 알게 되었고, 기념삼아(?) 수배지 한 장을 챙겨두었었다.
그 후 거의 20년이 흘러서야 기사단에서 다시 조우하게 되었다. 베드로는 에스트레야의 출신성분이며 그늘 없는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시비를 걸곤 하지만, 에스트레야는 그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염두에도 두지 않는 듯 순전히 호의를 담아 응수하고 있다.
“원한다면, 그대가 모를 산해진미를 얼마든지 차려주겠소.”
맛집을 찾아다니는 라사에게 제가 아는 음식점을 소개해주었다. 유명 맛집부터 돌아다니며 알게 된 후미진 곳의 별미 식당까지 짧은 시간 동안 소개해줄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아쉬울 정도였다. 여정에서 돌아오면 더 맛있는 곳을 얼마든지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듯. 음식점에서의 식사비도 역시 부담하고 있다.
“사과 할아버지, 파이 한 조각 얻어먹으러 왔습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따라 상행에 올랐을 때 일정에 차질이 생겨 혼 데브의 수도원에 잠시 묵어갔다. 그 후 도리안의 사과파이 맛을 잊지 못해 1~2년에 한 번은 꼭 수도원에 들렀다. 나이 차이에 상관없이 오랜 친우. 10대가 되기 이전부터 만났던 터라, 깍듯한 경어로 하십시오체를 사용한다. 부를 때는 사과 할아버지나 어르신 정도로, 입에 붙은 ‘사과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자주 사용한다. 처음 만났을 때쯤 들였다는 또래의 제자와 면식이 있어, 간혹 안부를 묻곤 했다.
“경, 번거로울 텐데 미안하오. 그대에게는 늘 감사하고 있소.”
전투에 무지해 되는 대로 싸우는 에스트레야의 다소 무모한 전투방식을 걱정스러워한 리비우스가 에스트레야에게 간단한 체술을 가르쳐주었다. 에스트레야가 몸에 붙은 막싸움 습관을 쉽게 떼지 못해 체술의 가르침은 현재진행형. 귀족 출신 기사인 리비우스에게는 격식을 차려 ‘경’, ‘리비우스 경’ 등으로 칭한다. 대명사는 여전히 그대.


